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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style
바람은 산들산들 시원하고 햇볕은 따스해서 걷기 참 좋은 날씨다. 마침, 옷이 얇아지는 여름이 다가오고 있으니 안 하던 운동을 시작해보기로 마음먹었다. 운동화 끈을 동여매고 가뿐한 마음으로 한강 공원으로 향했다. 노을 지는 한강을 바라보며 뛰려 했던 계획과는 달리 자꾸만 시선이 여기저기 널린 쓰레기에 쏠렸다.

사진 출처. 클립아트코리아


지구의 건강이 곧 우리의 건강


몇 년 전 다큐멘터리에 등장한 코에 빨대가 박힌 바다거북의 모습은 가히 충격적이었다. 쓰레기가 생존을 위협하는 것은 비단 해양 생물에게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무분별하게 버린 쓰레기는 지구를 돌고 돌아 우리의 식탁에 오른다. 지구의 건강을 지키는 것이 결국 우리의 건강을 지키는 일이라는 점에서 환경 보호는 이제 필수가 됐다.


사진 출처. 클립아트코리아


운동도 하고, 환경도 지키고


최근 필환경과 건강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플로깅’이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플로깅은 ‘줍다’라는 뜻의 스웨덴어 plocka upp과 ‘뛰다’라는 뜻의 영어 단어 jogging의 합성어이다. 말 그대로 조깅을 하면서 쓰레기를 줍는 행위로 환경에 관심 있는 젊은 층 사이에서 힙한 취미로 유행이 되고 있다.

플로깅 열풍은 인스타그램 검색을 통해 쉽게 확인할 수 있다. 해시태그 ‘#플로깅’을 검색을 하면 수많은 인증샷이 나오고, 인증샷 속 주인공들은 한결같이 성취감으로 밝은 모습이다. 이렇게 보니 예쁜 운동복도 장만해야 할 것 같고, 장비도 준비해야 할 것 같아서 선뜻 도전하기가 쉽지 않아 보이지만, 너무 거창하게만 생각할 필요는 없다. 준비물은 단 두 가지! 쓰레기를 담을 봉투와 집게만 있다면 언제 어디서든 누구나 플로거가 될 수 있다. 물론, 이때 재사용할 수 있는 봉투와 집게를 사용하면 더 좋다.


사진 출처. 클립아트코리아


플로깅을 시작했다


오늘은 한 손엔 집게, 한 손엔 봉투를 들고 한강공원으로 나섰다. 쓰레기가 많은 탓에 앉았다 일어나는 자세가 반복되어 평소 걸을 때보다 훨씬 힘이 들었다. 걸은 지 1시간도 채 되지 않아 제법 큰 봉투임에도 쓰레기가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어졌다. 봉투 속에는 과자 봉지, 컵라면 용기, 맥주캔 등의 다양한 쓰레기로 가득차 있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플로깅 때문일까. 그동안 잘 보이지 않던 길가의 쓰레기들이 한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오늘 양손 가득 쓰레기를 주웠다고 환경 문제가 갑자기 해결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일상에서의 작지만 꾸준한 실천은 생각보다 힘이 세다. 운동이 그렇듯 꾸준함이 생각보다 큰 결과를 불러올 수 있다.

운동을 하기로 마음먹음과 동시에, 환경을 보호하기로 마음먹었다. 지금은 플로깅을 하고 나면 봉투에 쓰레기가 가득 차 있지만, 언젠가 빈 손으로 돌아오는 날이 많아지길 바라며 오늘도 지구를 위해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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