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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style
몇 년 전 친구들과 서로의 화장대 사진을 공유한 적이 있다. 정리 정돈에 일가견이 있는 한 친구가 본인의 깔끔한 화장대를 내심 자랑하고 싶었던 모양이었다. 메신저 창에 줄이어 올라온 우리의 화장대 사진은 그야말로 ‘화장품’ 디딜 틈 없이 빼곡했다. 정리왕 친구의 화장대 위 수납함에도 갖가지 화장품이 오와 열을 맞추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최근 조사에 따르면 2040 한국 여성은 하루 평균 11.9개의 화장품을 사용한다고 한다. 그 중 스킨 케어 제품이 5개 이상이다. 세안 후 화장 솜에 토너를 묻혀 피부를 한 번 더 닦아내고, 스킨과 로션 그리고 에센스, 마지막으로 크림까지 덧발라야 어쩐지 할 일을 다한 기분이랄까? 그런데 요즘 이와 같은 스킨케어 루틴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사진 출처. unsplash


스킵케어. 꼭 필요한 제품만 바르는 미니멀 스킨케어


미니멀 라이프가 각광받으면서 뷰티 업계에도 ‘스킵케어(skip-care)’가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말 그대로 ‘불필요한 스킨 케어 단계를 건너 뛰고 꼭 필요한 제품만 바르자’는 것이다. 스킵케어는 화장품의 과다한 사용으로 인한 피부 부담을 줄여준다는 데에서 환호 받고 있지만 보다 넓게 보면 필요 이상의 화장품 소비를 줄임으로써 자원을 절약하고 지구를 깨끗하게 하는 길이기도 하다.

피부도 지키고, 환경도 지킬 수 있다니 스킵케어에 도전해보고 싶지만 어쩐지 화장품을 줄이면 피부 관리에 구멍이 생길까 주저하고 있다면 피부과 전문의들의 의견을 참고하면 되겠다. 스킵케어에 공감하는 피부과 전문의들은 “피부가 흡수할 수 있는 화장품의 양은 한계가 있다”며 화장품 다이어트를 권장하고 있다. 오히려 과도한 화장품 사용이 피부 방어벽에 혼란을 일으키고 알레르기 접촉성 피부염 등을 유발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김홍석 피부과 전문의는 “많이 쓰는 게 정답이 아니다. 화장품의 개수와 사용 성분을 줄이는 심플한 관리가 건강한 피부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사진 출처. Pexels


덜어냄의 미학은 피부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스킵케어의 방법은 다양하다. 무턱대고 화장품을 줄이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제품의 기능과 성분, 제형을 꼼꼼히 살펴 중복을 피하는 게 핵심이다. 예를 들어 로션과 크림은 성분이 비슷하지만 물과 기름의 비율이 다를 뿐이기 때문에 둘 중 하나만 사용해도 무방하다. 혹은 다양한 기능을 하나로 합친 제품을 사용하거나 한 가지 제품을 눈가부터 목 라인까지 여러 부위에 사용하는 것 또한 스킵케어의 방법 중 하나다.

앞서 짧게 언급했듯 스킵케어가 우리 삶에 선사하는 덜어냄의 미학은 비단 피부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무분별한 소비로 인한 통장 잔고의 부담도, 지구를 괴롭히는 쓰레기 배출의 부담도 덜어낼 수 있다. ‘화장품’ 디딜 틈 없이 빼곡했던 화장대도 정리할 수 있고, 매일 아침저녁 복잡한 스킨케어로 인한 피곤함까지 털어버릴 수 있다. 스킵케어를 실천하기로 결심했다. 마음만 먹었을 뿐인데 벌써 자유로운 기분이다. 덜어낼 때 우리는 자유로워진다.

출처. 오픈서베이 <뷰티 트렌드 리포트 2021>
출처. 이제 더 이상 화장품 사지도,쓰지도 말라고...?! 스킵케어의 모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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